모선임
입사 1년 차부터 우울증, 불안증 약을 먹으며 꾸역꾸역 회사를 다녔다. 회사 주변 정신과 초진을 예약하려다가 어지간한 정신과는 초진 예약을 잡는것 부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나같은 병신이 한둘이 아닌가보다 하며 안심했다. 모선임도 다른 환자들과 같이 우울감을 상당히 느끼면서도 정신과 진료는 미루고 미루다가 이러다가 정말 죽겠다 싶어 정신과에 방문했다. 정신과에 방문했을 당시 이미 우울증이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였고 약먹으면서 좀 좋아지기는 했으나 주변사람들로 인해 병신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중이다. 회사라는 닭장에서 모선임은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 버텼다. 해당 단편소설은 모선임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김선임
김선임은 원체 무색무취 사람으로 깡말랐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모선임의 유일한 여자 동기이고 모선임보다는 나이가 몇개 많았다.
김선임은 원체도 마른 사람이 회사 몇년 다니고서는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 꽤나 안타까웠다
모선임이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기는 했지만 김선임을 보면 그녀도 과거에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있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모선임이 김선임에 대해 아는 것은 부모님이 맞벌이, 위에 남자형제가 하나 있다는 것 정도였다
김선임은 원체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예전 직장, 친구 등등 일체
자기 이야기를 조잘거리는 인간은 아니었다.
김선임은 모선임을 줄곧 챙겼는데 그게 인간적인 연민인지 회사내에서의 이미지 관리인지 모선임은 늘 의심스러웠다.
다만 그것이 연기이던 진심이던 꽤나 힘을 쓰고 있다는 것쯤은 알았다.
모선임은 김선임과도 따로 연락할 생각은 없었다. 일부를 지우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우려면 큰 덩어리 자체를 떼어내야 했으니까
김선임도 그 덩어리 중에 일부였으니 모선임 성격상 그녀를 가차없이 떼어냈다.
비정한, 냉정한 이런 단어들은 모선임의 인간관계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었다.
항상 뒤탈을 남기지 않고 깡그리 지워버리는 것
그것이 모선임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었다.
안선임
모선임과는 몇개월 차이로 같은해에 들어온 동료이자 옆 팀에서 근무하는 선임이다. 모선임과는 업무상으로 겹칠것은 없으나 사내 교육을 같이 받으며 서로 말문을 좀 뗏다. 안선임은 타 회사 중고신입으로 넘어가며 모선임과 인연도 끊기게 된다. 모선임은 허브에서 최선임과 대화하며 안선임과 그리 친하지 않다는 식으로 선은 그었다. 허브에 있는 안선임 모습을 보고 섣불리 내가 저 사람과 친하다고 하면 불편하려나? 하는 생각으로 안선임과의 친분은 선을 그었다. 그것이 안선임과의 마지막 근무였고 안선임은 타 회사 중고신입으로 넘어가게 된다. 짧았지만 안선임은 모선임을 보고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말걸었어용 등의 대화를 하며 모선임은 이사람도 그런걸 느끼나 보네 라고 생각했다. 안선임이 모선임의 회사생활에 도움을 준것은 확실했다.
해선임, 경선임
아닐수도 있지만 모선임의 미친 도끼병일수도 있지만
이 두 선임들은 모선임을 꽤나 좋아했던것 같다. 인간으로서도 이성으로서도
두분 다 좋은 사람들이니 이미 제 짝을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모선임은 두분 마음에 대해서 더 알아갈 기력이 없었다. 이미 우울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은 어려웠고 정신과 약을 먹으며 꾸역꾸역 버티는 상황에서 모선임에게 사랑은 너무나 큰 사치였다. 모선임에게는 사랑보다 당장 숨을 쉬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이 두 선임의 사랑, 연민이 때때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회사 내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지극히 일부이니 모선임은 그 사랑에 대해서 더 탐구하고 싶은 기력이 없었다.
동선임, 재선임, 수선임
모선임의 입사동기이자 김선임과 함께 덩어리로 버린 사람들. 모선임과는 입사 초반에 좋아죽는다는 꼴로 헤헤덕거리며 몰려다니다가 의절했다. 입사뽕이 빠지며 다들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는 흔하디 흔한 직장인 아재가 되었다. 모선임이 이들과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병신들을 이기고 가장 먼저 책임을 달고 싶었는데 책임을 달기까지 근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깔끔하게 포기했다. 10년 동안 병신들과 경쟁하며 정신과 약을 먹을 생각을 하니 모선임은 이미 조현병에 걸린듯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책임 그 좋은거 니들 많이 해라.
#인생명언 #인생조언 #직장 #직장생활 #직장동료 #회사 #회사생활 #회사동료 #사회생활 #사회생활잘하는법 #사회생활명언 #직장내괴롭힘
'대기업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사 빨리 퇴근하는 방법 챗지피티로 퇴근 빨리 (0) | 2024.05.14 |
---|---|
누구나 5분이면 만드는 커스텀 단체 티셔츠, 명함 (0) | 2024.05.14 |
내가 회사에서 만난 병신들 모음, 에세이 출판 예정 (0) | 2024.05.13 |
공황장애 퇴사, 정신질환 실업급여 (0) | 2024.05.13 |
우울증 진단서, 공황장애 진단서 실업급여 (0) | 2024.05.13 |
댓글